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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겨울 제주도 2박 3일 나 혼자 여행하기 EP.2 : 힐링데이

백길로이 2023. 6. 23. 12:30

[2021.11.23~2021.11.25]
제주여행 2일 차

: 두산봉(말미오름) / 사려니숲길 / 성산 모영 / 성산 쉬어갓 / 모슬포 수눌음 횟집

1. 두산봉(말미오름)

글 제목에서 보셨듯 오늘은 힐링데이입니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면서 눈과 마음을 쉬게 해 줄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 계획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일출을 보러 가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성산일출봉에 오를 생각이었는데 일출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두산봉(말미오름)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이곳은 일출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제주의 모습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성산일출봉을 과감히 포기하고 이곳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출발 지점은 다양하게 잡을 수 있겠지만 저는 최소한으로 걷기 위해서 안내소가 있는 곳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후 아주 짧게 걸어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따뜻한 음료를 사들고 두산봉 안내소에 도착했습니다... 만 그 자리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해가 뜨기 전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와서 보니 불빛 하나 없는 오름이였습니다. TMI지만... 저는 어두운걸 굉장히 무서워한답니다... 진짜... 누군가 같이 올라가길 바라면서 10분 정도 계단 앞에서 기다렸었는데 어쩜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건지... 이대로 시간을 보내다가는 일출을 놓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정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오름을 오르기로 합니다. 휴대폰 플래시 하나에 의존해서 올라가는데 정말 평생 중 가장 공포스러운 10분이었던 것 같아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오름을 있는 힘을 다해서 올라갔습니다. 혹시나 저처럼 겁이 많으신 분들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가도록 하세요 ㅎㅎ;; 그렇게 꼭두새벽 산악구보를 한 끝에 눈앞에 두산봉 정상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전망대에 딱 올라섰는데 지금까지 느낀 무서움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제주의 풍경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넓디넓은 바다까지 모든 게 완벽히 제가 보고 싶었고 상상하던 뷰였습니다. 낡아 밝아오면서 해가 뜨는 곳에는 구름이 너무 많아서 실망을 하고 있던 순간! 잠시 후 저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저 멀리 해가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게 보이시나요? 구름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날이 밝아짐과 동시에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해가 보이지는 않지만 곧 보일 것 같은 기대감에 타임랩스를 켭니다. 그리고 30분 이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바로 그때! 정말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구름이 이동하면서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장관이었어요! 빛이 내려온다고 하죠? 그 광경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지는 못했어도 그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된 것에 오름을 오를 때의 무서움과 추위 속에서의 기다림이 눈 녹듯 녹아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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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에서 본 다른 방향의 풍경도 정말 아름다웠는데 일출에만 집중하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다음에 다시 간다면 말미오름에서의 다른 풍경들도 사진에 담고 싶네요. 아까 찍은 타임랩스를 보니 정말 장관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보던 일출은 바다와 수평선 너머의 해뿐이었는데, 이번에 눈에 담은 일출은 제주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참고로 왼쪽에 우도도 보여요 ㅎㅎ

2. 사려니숲길

해가 뜨고 밝아진 후에야 저는 오름을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도 무섭더라고요 ;; 일출 후 두 번째 힐링 스케줄은 사려니숲길을 가는 것입니다. 제가 머물렀던 플레이스 캠프에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데요. 그중 사려니숲길 노르딕워킹이라는 액티비티 체험을 신청했습니다. 이전부터 노르딕워킹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고 게다가 사려니숲길에서 한다고 하니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예약을 했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빠듯한 스케줄에 조금 피곤했지만 극단적 'J'인 저는 계획을 지키기 위해 일정대로 이동을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사려니 숲길을 보니 방금까지의 피로가 싹 사라졌습니다. 두산봉에서는 탁 트인 바다와 땅 그리고 하늘이 있었다면 이곳은 초록초록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사려니 숲길에서 새벽 기상의 피곤함이 모두 날아가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3. 성산 모영

▣ 주문음식 : 몸국 (8,000원)

새벽같이 일어나서 점심이 다 된 시간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너무 고팠습니다. 따끈한 국물을 먹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액태비티를 이끌어주신 PD님께서 제 생각을 어떻게 아셨는지 식당하나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바로 몸국입니다. 정말 많이 들어는 봤지만 한 번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던 거 같아요. 이곳은 성산에 있는 모영이라는 식당입니다. 자리는 4인 테이블 3개와 2인 테이블 2개가 있습니다.

이곳의 메뉴는 몸국과 김치찌개 두 가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메뉴가 적은 식당을 선호합니다. 왠지 맛에 자부심이 있다고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ㅎㅎ

자리에 앉아서 몸국을 주문했습니다. 반찬을 주시는데 굉장히 정갈하게 잘 나왔어요. 반찬은 이곳에서 사장님께서 직접 다 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정성이 느껴져서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밥 위에 계란을 올려주세요. 계란 프라이와 직접 하신 반찬 그리고 친절하신 사장님까지 정말 제가 원하는 그런 맛집의 이상향입니다. 드디어 주문한 몸국이 나왔습니다. 몸국은 제주도 향토음식인데요. 고기 육수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이라고 하네요. 모자반이 제주말로 몸이라고 해요. 그런데 모영은 특이하게 닭고기가 들어가 있어요. 육수도 닭 육수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엄청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무슨 육수인지 여쭤보려고요. 추천해 주신 것처럼 정말 깔끔하고 따듯한 한 끼였습니다.

4. 쉬어갓

▣ 주문음식

- 아이스 아메리카노 : 5.500원

- 카이막 : 13,000원

이제 밥배는 채웠고 디저트배를 채우러 가야겠죠? 예전에 한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슨 생님이 극찬을 하신 디저트가 있어요. 바로 카이막이라는 디저트인데요. 터키 전통 디저트로 우유지방과 꿀을 조합한 음식이에요. 백종원슨생님이 극찬한 음식이라 정말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제주도에 카이막을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이번 여행코스로 넣었습니다. 바로 '쉬어갓(she a god)'이라는 카페인데요. 성산에서 일주 동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갑자기 길가에 나타납니다. 운전하다가 '쉬어가'라는 의미인가 ㅎㅎ 

처음 지도를 보았을 때는 해안과 약간 거리가 있어서 뷰는 기대하기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이곳은 디저트만 먹고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들어가던 찰나...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사진에 보이는 뒷마당을 열고 나가면 보이는데 살짝 보이시나요? 우선 카이막부터 주문하고 보여드릴게요. ps. 메뉴판에도 보이는 카이막과 백종원슨생님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어서 조금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뒷마당으로 직행했습니다. 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넓은 잔디밭과 푸른 바다와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뷰였습니다. 널찍하게 자리 잡은 다양한 모양의 의자와 테이블이 무심한 듯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어요. 저는 오른쪽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보며 카이막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바람만 안 불었다면 정말 완벽했을텐데 그건 조금 아쉽네요. 카이막의 맛은 한마디로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입니다. 고소한 우유와 달콤한 꿀의 조합인데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엄청 특별한 맛은 아닌 것 같으면서 정말 맛있게 먹은 디저트였습니다. 또 먹고 싶긴 하네요. 쉬어갓에서 유튜브를 보며 혼자만의 힐링시간을 보낸 후 친구를 만나기 위해 모슬포로 이동했습니다. 

 

 

5. 수눌음 횟집

▣ 주문음식

- 방어+고등어(2인) : 50,000원

제주도에 사는 친구를 만나 수눌음 횟집에 들어왔습니다. 원래는 미영이네를 가려고 했었는데 오늘은 휴무였네요. 이렇게 타이밍이 안 맞다니... 저희는 오늘 방어를 먹기로 했기 때문에 미영이네 옆에 있는 만선식당 옆에 있는 수눌음 횟집으로 갔습니다.

미영이네 식당과 만선 식당이 워낙 유명해서 수눌음은 처음 들어봤는데요. 이곳 역시 많은 분들이 찾으시는 식당이라고 하여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방어를 드시러 온 분들이 많아서 저희는 약간의 웨이팅을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희가 시킨 방어+고등어 2인 세트에는 맑은 국, 회 국수, 고등어구이도 함께 나옵니다. 구성도 좋고 회도 맛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은 한 끼였습니다.

먹는데 집중한 나무지 이후 나오는 음식들 사진은 찍지 못했어요 ㅜ 아직은 사진을 남기는 게 익숙지 않은 아마추어 블로거인가 봅니다 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식사 자리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각자의 자리로 가야 하기에... 아쉽게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와 잠다리에 들었습니다. 벌써 2박 3일이 끝나가네요 ㅜ